강물이 흘러 흘러 바다가 되면 강들은 자신의 이름도 버리고 자신의 소유도 버리고 결국 하나가 된다 자연 안에서 우주 안에서 하나 안에서 바다 안에서 주는 자와 받는 자는 따로 없다 바다는 얼마나 평온한가 그곳에는 다툼도 갈등도 죽음도 자신의 이름도 없다 포말이 되어 파도는 사라져도 바다는 결코 사라지는 일이 없다 우리들 각각의 존재는 얼마나 미약한가 강의 삶은 얼마나 고달픈가 장마 지면 넘치고 가뭄 들면 곧 말라 하루도 근심 걱정 벗을 날 없으니 더해도 덧붙여지지 않고 덜어도 적어지지 않는 그 의연한 바다 우리는 강이 아닌 바다가 되어야 한다 바다는 하나이고 사랑이다 장자는 말한다. “배를 골짜기에 감춰 두고 어살을 못 속에 감춰 두면 든든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밤중에 힘 있는 자가 그것을 짊어지고 달아날 수도 있는 것인데, 어리석은 자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크고 작은 것을 감추어 두는 데에는 적당한 곳이 있겠지만, 그래도 딴 곳에 옮겨질 곳이 있는 것이다. 만약 천하를 천하에 감추어 두면 옮겨질 곳이 있을 수가 없는데, 이것이 영원한 만물의 위대한 실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물건이 딴 곳으로 옮겨갈 수 없이 모두가 존재하는 경지에 노니는 것이다.” <장자 지음, 김학주 옮김, 《장자》, 연암서가, 2010.> 다음은 ‘반야심경’에 나오는 말이다. “바다 위 파도에는 시작과 끝, 즉 생과 사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