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호숫가 - 시와 단상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풀벌레 소리와 나무숨소리 들리는 곳으로 난
오솔길 따라 가면 보이는
작은 호숫가 뜰 위에
사람들이 몰래 시간을 떨구고 간다
강아지 재롱에 놀라 쫓겨온 아이 눈은 눈물을 떨구고
한 중년 사내의 고뇌와 한숨은
물속 그림자 위에 떨어진다
한낮 밝은 햇볕을 머금은 연인들의 장난 섞인 웃음소리는
물고기를 놀라게 하고
저녁 어스름에 찾아온 여인의 입가에 어린 쓸쓸함이
물고기와 입맞춤한다
이 호수와 함께 늙어간
노부부의 잘 떨어지지 않는 서툰 발길엔 쓸쓸함이 묻어간다
이들이 시간을 떨구고 간 땅 위에
아름다운 꽃이 피고
향기가 밴다
나의 추억이 떨어진 그곳에
그리움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호숫가 주변 풀밭에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향기처럼 배어있다.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