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 시와 단상

 





고요한 바위의 뿌리는 멈춰버린 시간의 익사

얼마나 오래 너는 이곳에 있었는가

전혀 움직여 볼 기미를 보이지 않는 바위

무섭도록 적막하고 쓸쓸한 너는

언제나 그곳에서 비를 맞았고 

들짐승들의 변함없는 보금자리도 되어 주었다

너에게 새로움이란 계절의 변화일 뿐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네 곁에 앉아 있던 그 모습 그대로

너는 계절의 영원한 배경으로 

그곳에 머물러 있어라                         





계절마다 나무도 옷을 갈아입고, 물도 때에 따라 늘고 준다.

늘 다니는 산에서 변함없이 본모습대로 자리를 지키는 것은 바위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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