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 정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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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사랑과 믿음을 가지고 바라는 소망이며, 그 결과에 집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정의란 티없이 맑은 밤이나 구름 자욱이 낀 밤이나 언제나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는 별과 같은 것이다.
검은 밤은 언제나 빛을 잃지 않는 별을 품고 있는 것이다. 암흑 속에 더욱 빛나는 것. 그것이 정의 아닐까.
사랑은 믿음을 낳고, 믿음은 의지를 낳고, 의지는 용기를 낳고, 정의는 용기를 무기로 삼는다.
정의는 결과에 집착함이 없기에 승, 패로 평가 받을 이유도 없는 것이고 죽음도 두렵지 않은 것이다.
정의롭지 않은 신념은 의지가 약하므로 뿌리채 뽑히기도 쉬워 물결따라 인생따라 마냥 흘러가고 말 것이다.
정의가 뿌리채 뽑힐 때도 있어, 눈물을 흘려본 기억들이 있을 테지만 그 결과가 정의의 가치를 말해 주지는 않는 것이며, 그러하기에 정의는 평가 받아야 할 이유 없으니, 단지 홀로 신념의 뿌리로 우뚝 서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별은 스스로 하늘에 뿌리박고 반짝일뿐 구름이 가리더라도 언제나 그곳에서 빛나고 있다. 흐린 구름 뒤로 별은 늘 빛나고 있다.
체게바라와 묵자와 소크라테스가 그러하듯이.
예수와 석가모니와 육사의 시들이 그러하듯이.
다음은 동중서의 ‘춘추번로’에 나오는 말이다.
“불인(不仁)하면서 용력(勇力)과 재능이 있게 되면 미치광이가 예리한 병기를 가진 것이고, 지혜롭지 못하면서 말을 잘하고 성질이 급하게 되면 미혹되어서 좋은 말을 탄 것과 같다. 그러므로 인하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하면서 재능이 있게 되면 장차 그 재능으로써 그의 사특하고 미쳐 날뛰는 마음을 보태게 되고 그 간사하고 사리를 어기는 행동을 길러주어, 그의 그른 행동을 크게 하고 그의 악을 더 심하게 하는 데 적당한 것이다. 이러한 것은 재능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그들이 부당한 데 베풀고 불의(不義)에 처하게 하기 때문이다.
논어에 이른바 남을 알지 못하는 자라고 한 것은 이러한 무리들을 분별하여 알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인하면서도 지혜롭지 못하면 사랑이 분별되지 않게 되고, 지혜로우면서도 인하지 아니하면 알아도 행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한 자는 인류를 사랑하는 것이며, 지혜로운 자는 그 해로운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동중서 저, 남기현 역, 《춘추번로》, 자유문고, 2005.>
재능이 정의롭게 쓰이지 못하면 미치광이가 예리한 병기를 가진 것과 같다. 정의롭지 않은 재능은 쓸데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심한 해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재능은 공자의 말대로 신뢰를 알 수가 없어서 쓰여질 수 없는 재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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