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의 향기 - 시와 단상

 



  


     

먼저 떠난 바람이 그 누군가의 은밀한 향기를 훔쳐내어

비인 길 고독한 벤치 위에 사랑과 설렘의 마음들을 뿌려 놓아 나는

아무런 죄 될 것 없이 비밀한 냄새를 맡는다

순수하고 투명한 낭만 도둑 헤르메스야

아무 죄 없이도 은밀하고 비밀스런 향기를 잘도 훔쳐내는구나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은밀한 전령이여

그 향기로 인하여 나는 여인의 사랑과 설렘

고고한 고독 그 쓸쓸한 마음도 알게 되었다

샤갈의 그림보다 환상적이며

여인의 몸짓보다 관능적이며

그녀의 눈빛보다도 매혹적인

시각보다 아름다운 표정인 그 향기를

여인은 우아하게 걸칠 줄을 아는구나

그녀의 오고 감을 내 알 길 없으니

여인은 눈먼 공간 속에 향기로만 존재한다

방황하는 여인의 향기가 외롭지 않게

벤치 위에 좀 더 머물다 가거라 바람아     








감각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향기보다 더한 자극이 있을까.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에서 시각장애인 알파치노가 

여인과 탱고를 추는 장면과 그 음악은 강렬했다.

그 영화에 대한 기억은 그 장면이 전부이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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